이재명 성남시장이 한나라당 시의원들에게 예산사태와 관련해 무제한적 공개토론을 갖자고 제안했다.

이 시장은 3일 성남시청 3층 한누리관에서 열린 2012년 새해 연두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들에게 무한책임을 져야할 시의원이 예산심의에 감정적이고 정략적인 목적으로 올해 2조여원의 예산중 무려 13.7%에 이르는 2,800여억원 이라는 전대미문의 대대적 삭감을 했다”며 “이 때문에 위례 신도시사업과 정자동 잔여청사부지 기업유치 등 주요 현안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졌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한나라당 의장단, 한나라당 원내지도부, 한나라당 시의원 전원 아니 일부라도 시민들이 자유롭게 지켜볼 수 있는 상황에서 주제의 제한을 두지 말고, 이번 예산사태에 대해 공개토론을 벌이자고 공식 요청했다.

이 시장은 이어 “많은 갈등과 논쟁 속에 2011년은 저물었지만, 2012년을 새로운 희망과 도약의 해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며 “지금까지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일어나 전국 최고의 도시로 성장해 왔던 것처럼 우리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부여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특히 “위례 신도시사업과 정자동 잔여청사부지 기업유치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업으로 한나라당 시의원들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며 “시정의 실패에 따른 모든 손해를 직접 감수해야 하는 시민들이 책임있는 행동에 나서줄 것을 당부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번 새해 연두 기자회견에서 이 시장은 시의회와의 대립으로 인해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 시민들에 대한 사과 표명 한마디 없고 한나라당 시의원들과 대화와 소통을 통해 대립구도가 아닌 타협의 길을 여는 발언을 기대했던 대목이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전문]이재명 성남시장 새해 연두 기자회견

먼저 지난 한 해 동안, 긴축 재정속에 고생하신 시민여러분과 우리시 발전을 위해 동행해주신 언론인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해는 경기침체로 서민의 한숨이 깊어가는 해였습니다. 우리 시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신념과 ‘예산집행에서 생기는 이익과 일자리를 시민에게 환원한다’는 기조하에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각종 사업을 해 왔습니다.

우선 관급공사에 ‘성남시민 50% 의무고용제’를 추진해 5만여명의 시민 고용성과를 거두었고, 일자리사업을 우수하게 수행한 성과로 상급기관의 표창을 받기도 하였으며 전국 최초로 성남시민에게 주식이 분산되는 사회적기업인 “시민주주기업”을 집중 육성하여 고용환경과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효과를 동시에 얻었습니다.

청소용역을 시민주주기업에 맡긴 결과 그 성과가 높아 금년 안에 모든 청소용역업체를 시민주주기업 또는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청소용역 뿐만 아니라 등산로정비, 공원관리, 각종 인허가사업 등 시민주주기업에 맡길 수 있는 사업 분야를 늘려 나갈 것입니다.

불안정한 고용을 안정된 고용으로 전환하기 위해 산하기관의 비정규직 직원들을 순차 정규직으로 전환해 나가는 외에 저임금과 불안정고용을 유발하는 위탁사업을 최소화하고 이 사업을 시설관리공단에 넘겨 정규직을 채용하도록 하는 일도 꾸준히 진행하여 왔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호봉제 폐지와 연봉제 도입으로 재정부담이 자연 증가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이 중, 시청 및 구청사 관리를 시민주주기업에 맡기거나 시설관리공단에 넘겨 정규직화 하려던 것이 시의회 반대로 좌절된 것은 매우 가슴 아픕니다.

우리시는 재정확보에도 노력하여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30%만 지원 받던 무상급식 예산을 50%지원으로 상향 조정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시가 역점을 두어 추진하던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세대수 증가 및 일반분양 허용으로 어느 정도 사업성이 개선되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주민들과 합심 협력한 결과 신분당선 미금정차역 추가 설치를 확정하였고 수정로 일대 상권활성화 구역 선정으로 영세상인을 위한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또한 ‘부패한 성남’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청렴한 공직문화 조성에 주력하여 단 1년 만에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측정에서 전년도 212위에서 금년도 129위로 83계단 수직 상승하는 쾌거를 이룩하였습니다.

아직까지는 전국 중위권 수준에 불과하지만 향후 지속적인 ‘원칙행정과 투명행정’을 통해 전국 수위권의 청렴시정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우리시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했던 많은 사업들이 시의회의 반대와 예산삭감으로 불투명해 졌다는 것입니다.

우선 위례신도시 사업관련입니다. 국토해양부 및 LH공사와 8개월간의 끈질긴 줄다리기 끝에 어렵게 확보한 위례신도시 사업이 시의회의 반대로 좌초위기에 처했습니다.

1,137세대의 일반분양아파트 건립분양을 통해 1천억원 이상의 수익을 확보하고, 그 수익으로 2,140세대의 장기임대아파트를 건축하여 본시가지 순환재개발을 위한 임시이주단지로 사용하려던 계획이 시의회의 예산전액 삭감으로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경기도와 행정안전부에서 이미 투융자심사 및 지방채발행승인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성을 인정받은 위례신도시 일반아파트분양사업 임에도 시의회는 ‘보금자리주택사업’이라고 왜곡하여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부결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사업이 좌초되는 경우 LH공사가 이미 손을 뗀 나머지 3단계 이후 본시가지 순환재개발사업은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3월까지 지방채를 발행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위례신도시 사업권을 회수당할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다음으로 분당구 정자동 잔여청사부지 기업유치에 관한 것입니다.

성남시는 2006년 년 5,000평의 정자동 구청사부지중 2000여평을 NHN(네이버)에 매각, 기업유치를 통해 연간 200억 이상의 세수증대(현재까지 1,027억원), 3,500명 이상의 일자리 확보 등의 효과를 거둔바 있습니다.

판교특별회계 부당전출금 등 6,765억원의 비공식 부채를 매년 1500억원씩 정리해야 하는 성남시는 올해 868억원 가량의 지방채를 발행하더라도 373억원대의 세수감소로 1000억원 가까운 가용재원 감소상황에 직면합니다.

이 때문에 연간 500억원씩 적립해 오던 재개발기금을 올해는 200억원 밖에 적립하지 못하고, 법적의무기금인 재난관리기금 51억원도 전혀 적립하지 못했으며, 100억원 이상 편성해야 하는 교육경비보조금과 90억원의 공동주택보조금을 배정하지 못하는 외에 판교지역과 본시가지 주차장 건설사업, 계속사업인 동원동 산업단지 조성사업 등 반드시 해야 할 사업을 대부분 중단해야하는 비상한 사태에 처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성남시는 정자동 잔여부지 3,280평 가량을 매각하여 국내유수의 벤처기업을 유치함으로써
1) 1000억원 이상의 가용재원 확보,
2) 3000명 이상의 일자리 확보,
3) 연간 200억원 이상의 지속적 세수 확보,
4) 지역상권 활성화 등 1석 4조의 효과를 얻는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이 사업은 재정위기가 계속되는 비상시기에 가용재원 확보와, 장기적 세수확대, 특히 5대 공기업 이전으로 4,800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현실에서지역경제 공동화를 막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업입니다.

그런데 시의회는 주상복합건물이라 안된다, 현재 부동산 경기가 나쁘니 나중에 팔아라, 특정기업특혜라 안된다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부결하였습니다.

주상복합을 짓지 않는 조건으로 시의회 의결을 요구하였으니 주상복합운운은 이유가 될 수 없고, 부동산 경기가 좋으면 세수가 늘어날 것이니 재정확보를 위한 자산매각은 부동산 경기가 나쁠 때 필요하므로 이 역시 이유가 될 수 없으며, 정상적인 가격이라도 특정기업에 매각하는게 특혜라서 문제라면, 기업유치를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인지 왜 NHN을 유치할 때는 가만히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위례 신도시사업과 정자동 잔여청사부지 기업유치는지금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업입니다.

먼저 한나라당 시의원들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합니다.

동시에 시정의 실패에 따른 모든 손해를 직접 감수해야 하는 시민여러분께는 ‘시정의 주인으로서’ 책임있는 행동에 나서줄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다음으로 무책임한 정략적, 감정적 예산삭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장. 시의원은 모두 시민들에게 선출되어 시민들에게 무한책임을 지고 있으며, 시민들이 맡긴 업무를 사적 이익과 감정을 배제하고 공적으로 처리해야 할 의무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예산심의는 시 집행부를 위한 자선이나 번들상품, 공짜 서비스가 아니며, 시의원이 지는 당연한 책무입니다.

시장 역시 100만 시민에게 선출되어 시민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권위가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모 한나라당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회의규칙을 위반해 가며, 시장이 철거민에게 집단폭행당하는 동영상 중 극히 일부분, 즉 달려드는 철거민을 뿌리치는 장면만을 편집, 느린동작으로 상영하며 ‘시장이 먼저 철거민을 폭행하고도 철거민에게 뒤집어 씌웠다, 다치지도 않은 손을 기브스하고 다닌다’는 취지의 허무맹랑한 허위사실 날조를 하여 명예훼손을 하는 것도 모자라, 호통을 치며 나무라고 모욕을 가하였습니다.

의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를 방치했으면서, 폭행피해자인 시장과 수행비서관이 항의한 것을 가지고 의회 권위를 침해하였다고 주장합니다.

의회와 의원은 범법행위를 해도 존중받아야 하고, 시장의 권위는 짓밟혀도 좋다는 것입니까?

100만 시민이 선출한 시장을 그야말로 뒷골목 저질 폭력 공갈배 수준으로 폄훼한 것은 괜찮고, 그에 몇마디 항의한 것은 의회 본연의 의무인 예산심의를 거부할만큼 중대사태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비서관이 회의장 밖에서 폭언과 욕설을 하였다며 비서관 파면 없이는 예산심의를 않겠다며 불안감을 조성했습니다.

그러나 우선 ‘실제 그런 폭언이 있었다고 하여도’ 이를 이유로 예산심의를 거부하는 것은 결코 온당한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폭언 주장은 최소한 현재까지도 신빙성이 매우 떨어지는 일방적 주장일 뿐입니다. 시에서 관련 동영상을 공개하였습니다. 동영상 공개를 주장하던 한나당의원들은 지금까지 이 동영상을 교부받고도 왜 아무 말이 없는 것일까요?

이덕수 의원의 주장과 비서관의 주장 중에 어떤 것이 더 동영상이 보여주는 진실에 부합하는지는 여러분께서 상식을 가지고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 정부예산도 326조원 중 0.2%미만인 겨우 6000여억원이 삭감되었는데 성남시의회는 2조여원의 예산중 무려 13.7%에 이르는 2,800여억원 이라는 전대미문의 대대적 삭감을 감행하였습니다.

그 삭감내용도 예산편성기준으로 정한 필수경비인 시장, 부시장, 구청장 업무추진비 전액 삭감, 청소용역비 50% 삭감, 시정 홍보예산 전액 삭감 등 상식을 초월하는 내용입니다.

시정홍보는 아예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시의회는 시정홍보업무의 마비를 바라고 있는 것입니까?

시장과 부시장 구청장은 기관운영 시책추진을 위한 일체의 일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까?
총체적인 시정업무 마비를 기대하는 것 외에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습니다.

청소는 성남 전역에서 절반만 하고 나머지는 하지 말라는 것인지, 아니면 6개월만 하고 쉬라는 것인지 답을 주시기 바랍니다.

14억여원의 사회단체 보조금을 아무 근거없이 갑자기 4억원 이상 삭감하였는데, 지금까지 이에 의존해 왔던 보훈단체 등은 어떻게 하라는 것입니까? 사소한 것일지 몰라도 수정구, 중원구의 탁구동호인 예산은 그대로 두고 분당구 예산만 삭감했습니다. 특정 시의원의 사적 감정을 분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체육회 사무국 운영비 예산 중 ‘사무국장 인건비’ 해당액을 삭감했습니다. 이것은 예산심의권을 가지고 시정을 감시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집행부의 권한인 체육회 인사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일 뿐입니다.

열거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부부싸움을 해도 살림을 부수거나 분풀이로 자녀들을 폭행하면 안됩니다. 시민이 선출한 공인으로서, 시민들에게 무한책임을 부담하는 시의원이 예산심의에 개인적 감정을 투영하고, 시장의 권한을 빼앗아 행사하려고 시도하여 정략적인 목적으로 시민을 괴롭히고 시민과 시의 이익을 정면 침해하는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성남시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정식으로 제안합니다.
한나라당 의장단, 한나라당 원내지도부, 한나라당 시의원 전원 아니 일부라도 좋습니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지켜볼 수 있는 상황에서 주제의 제한을 두지 말고, 이번 예산사태에 대해 무제한적 공개토론을 요청합니다.

시정의 주체인 시민들의 참관 속에 심부름꾼들인 시장과 시의원들 중 과연 누가 시민의 이익과 복리를 위해 일하는 것인지 시민들의 심판을 받아보기를 원합니다.

많은 갈등과 논쟁 속에 2011년은 저물었습니다. 2012년을 새로운 희망과 도약의 해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지금까지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일어나 전국 최고의 도시로 성장해 왔던 것처럼, 우리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부여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앞에 놓인 난관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성남의 주인인 시민의 참여와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재삼 강조합니다.

 

2012. 1. 3

성남시장 이 재 명


 

저작권자 © 분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