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평생을 두고 장독을 닦던 옛날 어머니의 모습. 그 정성으로 제철의 신선한 채소는 간장의깊은 맛에 조물조물 무쳐지고, 된장의 구수함 속에서보글보글 사랑이 끓어 넘쳤다. 그 옛날 어머니의 손맛 그대로를 이어 받아 외국인의 입맛까지 유혹하고 있는 딸의 전통 한식 사랑법.

 두 모녀의 발효되고숙성된 맛있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한식의 세계화에 도전하는 20년 전통 ‘고가’의 딸 ‘고가랑’20년 역사를 자랑하는 분당 서현동의 남도한정식 전문점‘古家(고가)’는 이미 꽤나 알려진 전통 한식 명가다.

정스럽게 나이를 먹은 한옥은 여전히 중년 손님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친정어머니가 생각난다며 눈물을 훔치게 하는고향의 맛에 다시 한 번 감동하는 ‘고가’. 오랜 세월을 한결같이 싱싱한 자연 재료와 직접 담그는 된장·간장·식초 등의 천연 양념을 고집해 온 윤숙 ‘고가’ 대표의 정직한 운영 철학이 켜켜이 들어차 있는 까닭이다.

 
 
지난 5월, ‘고가’의 한옥 바로 옆에 현대식 3층 건물이 유유히 고개를 내밀었다. 얼핏 보기에도 모던하고 세련된 외관은 탄성이 절로나온다. 이곳은 바로, ‘고가’ 윤숙 대표의 딸 채운랑 이사가 운영하는 또 하나의 전통 한식집 ‘고가랑’이다.

어머니가 전통 한식의 뿌리를 내렸다면 딸은 좀 더 세계화된 서비스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도 최고라는 찬사와 인정을 받고 있다.세련되게 풀어낸 전통 한식의 맛과 고품격의 호텔급 서비스‘고가랑’은 회갑연, 돌잔치 등 가족 연회와 함께, 기업이나각종 단체의 세미나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분당 내 기업들로부터 이미 몇 차례의 세미나가 이루어져 한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고가’로부터 이어져온 전통 한식의 맛은 철저히 지키면서도 좀 더 세련된 스타일로 풀어낸 감각적인 남도한정식으로, 전 직원들의 호텔급 서비스와 함께 한식의 품격을 높였다.

채운랑 이사는,이태리 ICIF 요리교실를 수료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궁중음식연구원과 경기대학교 외식조리대학원 박사 과정을 마치고 당당히 어머니와 마주 앉아, “평생을 타협하지 않고지켜온 어머니의 음식 철학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할생각”이라며 의지를 밝혔다.

 
 
“유학하면서 화려하고 현대적인 외국의 많은 음식들을 맛보았지만, 어머니가 해 주시던전통 한식이 최고”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녀는, “어머니가 가장 훌륭한 스승”이라며 환히 웃어 보인다.주부들이 깨어나야 식단이 바뀐다.

 
 
한식의 참맛을 공부하자다른 많은 한식당들이 가공된 재료를 사다가 조합, 배열하는 방식으로 전통을 외면하고 있는 반면, ‘고가’는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묵묵히 옛 것을 고집해 왔듯, ‘고가랑’도결코 이기심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사람이 이런걸 먹으면 쓰겠느냐?”라며 어머니 윤 대표는 항상 “사람이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확실한 구분”을딸에게 심어 주었다.

그래서 ‘고가랑’은 앞으로, ‘한국음식연구소’와 쿠킹스튜디오를 열어 발효와 숙성의 미학과 한식의 우수성을 연구하고 가르칠 계획이다.

또, 그동안 잘못된 식생활로 무분별하게 써 온 조미료나 첨가물 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부들이 깨어나는 한식 문화의 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채 이사의 포부다.
 

문의 031-707-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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