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의 명물이라 할 수 있는 곤돌라를 타고 1천522m 향적봉으로 향했다.
▲덕유산의 명물이라 할 수 있는 곤돌라를 타고 1천522m 향적봉으로 향했다.
▲여전히 굳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구상나무.
▲여전히 굳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구상나무.
전라북도 무주하면 몇 가지 떠오른다. 그 첫 번째가 국내 최남단 스키장으로 널리 알려진 무주리조트와 태권도 성지로 무주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반딧불이도 잘 알려진 무주의 청정 상품이다. 하지만 얼마 전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무주의 새로운 명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와인’이다. 겨울철 스키장도 좋지만 약간은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와인의 맛을 보는 것도 2009년 마지막 추억을 만들기에 더욱 좋을 듯하다. 그래서 나그네는 발길을 무주로 향했다.

무주가 멀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과거 10여 년 전만 해도 그랬을지 모른다. 실제로 국내 몇 개 안되는 오지 중 하나가 무주였다는 말도 있었다니…. 하지만 모두가 옛말이다. 스키장 덕분에 분당에서 맘만 먹으로 2시간 남짓 짧은 시간에 무주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러니 당일 여행도 충분하다.

무주에 가면 덕유산의 커다란 품이 품은 하얀 눈꽃에 감탄을 해야 한다. 설원 위에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힘차게 내려오는 짜릿함에 몸이 저절로 따라간다. 스키장의 또 다른 맛은 올 겨울철 아웃도어의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패셔니스타를 만나는 것도 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스키와 스노보드 렌탈점들이 즐비하게 손님을 맞이하고, 한 겨울 뜸할 만도 하지만 ‘전라도는 음식’이라 할 정도로 많은 음식점들이 저마다의 솜씨를 뽐내고 있다.

스키 타러 온 것이 아니기에 덕유산의 명물이라 할 수 있는 곤돌라를 타고 1천522m 향적봉으로 향했다. 10년 전 딸아이가 막 걷기 시작했을 때 오르고 다시 올랐다. 변한 것은 없었다. 여전히 굳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구상나무, 한 겨울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망루, 그리고 깊게 쌓인 눈. 자연은 변하기보다 추억을 잊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었다.

와인갤러리와 와인터널
추억은 잠시 접어두고, 와인 여행 첫 번째 관람지는 ‘와인 갤러리’다. 향적봉에 오른 것도, 스키장을 찾은 것도 와인 갤러리를 들르기 위함이었다. 관광객들과 스키어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리조트 은님동과 햇님동으로 향하는 카니발 상가 내에 꾸며져 있다. 갤러리 내부는 몇 가지 테마로 나눠져 있다.

▲무주리조트 내 은님동과 햇님동으로 향하는 카니발 상가 내에 꾸며져 있는 와인 갤러리.
▲무주리조트 내 은님동과 햇님동으로 향하는 카니발 상가 내에 꾸며져 있는 와인 갤러리.
“도대체 산머루로 와인을 만들 수는 있는 거야?”라고 생각하는 부정론자들을 위해 무주의 산머루가 어떻게 재배되고 와인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해 준다. 그리고 왜 무주가 와인으로 유명한지를 터득시켜주는, 무주 지도를 통해 머루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 위치가 표시된 공간이 있다.

이어 포도와 머루의 와인의 차이점과 와인과 건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영상 코너가 있다. 갤러리 코너를 돌면 와인셀러와 와인을 저장하는 오크통, 각 나라 와인을 진열한 공간, 무주에서 생산되는 와인 등을 둘러 볼 수 있다. 마지막을 꼭 거쳐야 할 곳. 바로 무료 시음 라운지. 무주 와이너리 4곳에서 생산하는 각자의 맛과 향을 느끼는 곳이다. 더불어 시중보다 약간 저렴한 가격에 와인 구입도 가능하다.

무주에는 덕유산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 100경 중 하나로 사면이 층암절벽으로 둘러싸여 가을 단풍이 붉게 물들면 기암괴석과 붉은 단풍이 마치 여인의 치마와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 ‘적상산’이 유명하다. 붉은 단풍도 있지만 적상산이 언론에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올 6월 문은 연 ‘와인터널’ 때문이다.

▲적상산 중간 부근에 위치한 길이 579m의 국내 최장 와인터널 ‘머루와인 비밀의 문’
▲적상산 중간 부근에 위치한 길이 579m의 국내 최장 와인터널 ‘머루와인 비밀의 문’
적상산 오르는 길 중간인 해발 500미터 고도. 무주양수발전처의 작업터널을 리모델링해 만든 총 길이 579m의 국내 최장 와인터널 ‘머루와인 비밀의 문’이 나타난다. 무주 산머루 와인의 숙성 및 저장, 판매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터널로 개장과 함께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 이미 3만5천여 명이 다녀갔을 정도다.

아름다운 조명과 어우러진 와인 바가 터널 내 운영되고 있으며, 276m 쯤 안쪽으로 들어가면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로맨틱한 라운지가 기다리고 있다. 연중 기온 14도 안팎으로 겨울에는 포근하고 여름에는 서늘해 와인 숙성과 저장에 최고 의 장소, 여기에 숲속 터널의 색다른 낭만까지 곁들여 즐길 수 있다. 터널 입구에는 지상 2층으로 조성된 와인하우스가 있다. 이곳에는 반딧불 농·특산물 판매장과 와인카페 겸 찻집이 위치해 아름다운 적상산의 운치를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다.   

청정지역에서 만난 산머루
국내 산머루 총생산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무주는 매년 9월 산머루축제를 열고 와인 만들기 체험 및 와인갤러리와 와인터널에서 와인을 판매, 시음 하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산머루 와인은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고 산머루를 가공한 식초음료인 흑초를 개발 시판하고 있으며, 머루케익, 머루떡 등 머루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로 개발하고 있다. 또한 무주리조트 등 무주의 관광지와 연계 투어가 가능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산머루를 즐길 수 있게 개발 운영하고 있다. 이런 성과의 뒤편에는 묵묵히 머루 와인과 사투를 벌이는 와이너리 경영진들의 노고가 숨어있다.

현재 국내에서 머루 와인을 생산하는 곳은 경기도 파주를 비롯한 몇 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부분 가내수공업 형태로 제대로 된 생산라인을 갖추지 못한 상태로, 많은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와인 시장에서 국내산 와인의 시장 장악력은 전무한 상태다. 그만큼 와인에 대한 인식이 ‘포도주’와 수입산에 입이 맞춰 있기 때문이다.

▲와인터널 276m 쯤 안쪽으로 들어가면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로맨틱한 라운지가 기다리고 있다.
▲와인터널 276m 쯤 안쪽으로 들어가면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로맨틱한 라운지가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산머루 와인을 생산하는 와인은 해외 고급 와인과 견주어도 결코 손색이 없다고 한다. 특히, 무주 머루와인은 물 맑고 산 좋은 덕유산의 무공해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머루 원액을 순수양조방식에 의해 제조하는 과실발효주다.머루는 피부질환과 노화억제에 효험이 있으며, 머루와인에는 항산화력과 심장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있는 OPC, 라스베라트롤 등의 폴리페놀성 화합물이 풍부하여 건강을 위한 웰빙와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무주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4곳의 와이너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머루 생산과 함께 샤토무주, 루시올뱅, 붉은진주(레드펄) 등의 와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와인의 경쟁력을 인정한 무주는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무주 산머루 클러스터사업단을 꾸렸다. 머루 및 머루 가공품 생산과 소득증대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산, 학, 관, 연이 뭉친 것이다. 이미 샘표와 MOU를 체결 산머루 가공제품 개발에 착수했으며, 무주 머루와인 공동 브랜드 ‘조제스위트’를 내놓기도 했다.  

무주머루와인생산자협회 063-323-7788
샤또무주 063-322-8101
칠연양조 063-323-3366


TIP-와인감별법

와인을 마시는데 어떤 정해진 규칙은 따로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와인이란 이렇게 마셔야 된다는 격식을 강조하면서 와인 마시는 것을 고급스런 취향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와인이 어떤 술인지 알기도 전에 어떻게 마실 것인지를 먼저 걱정한다면 와인과 친해지기 어렵다. 와인은 그냥 자기 내키는 대로 즐겁게 마시면 그뿐이다.

▲와인의 맛을 결정하는 청정지역 무주산 머루.
▲와인의 맛을 결정하는 청정지역 무주산 머루.


눈으로 와인 색깔의 종류, 짙은 정도, 투명도, 기포의 생성 등을 살펴보면서 와인의 숙성 정도를 어느 정도 파악해야 한다. 와인의 색을 보석에 비유하듯 그 색깔이 맑고 깨끗해야 좋은 와인이라 할 수 있다. 레드와인의 경우 색이 붉고 맑아야 하며, 화이트와인은 황금색, 또는 초록빛을 띄는 담황색이어야 좋은 와인이다.


와인의 향은 그 와인의 품질과 직결된다. 먼저 잔을 돌리지 말고 냄새를 맡는다. 이때 가장 휘발성이 강한 가벼운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그리고 잔을 두세 번 돌려 살짝 파도치게 한 후, 코밑에 대고 냄새를 맡는 것이 좋다. 냄새만으로 포도의 품종, 제조방법, 숙성방법 등을 짐작 할 수 있다. 고급 와인일수록 과일 향 등 여러 가지가 섞인 미묘한 향이 오래 지속된다. 


와인을 조금 마셨을 때의 첫 느낌으로 단맛, 신맛, 쓴맛의 정도를 알아본다. 그리고 입 안 전체와 혀가 적셔질 수 있도록 와인을 한 모금 입에 넣고 공기를 빨아들여 입 안에서 서서히 굴리면서 맛을 본다. 화이트와인은 다 마소가 신 맛의 균형, 레드와인은 단 맛, 신 맛 이외에 떫은 맛의 조화를 감정한다. 끝으로 마신 뒤의 느낌과 숙성 정도를 파악하고 최적의 보관기간을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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