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 중인 황병기 명인
▲리허설 중인 황병기 명인

성남시립국악단이 2016년 1월 14일(목) 오후 8시에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제47회 정기연주회로 신년음악회를 열었다. 이날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김만석을 대신해 관악파트 악장인 최중국이 지휘했다. 

이날 5시께 리허설을 마친 바 있는 황병기 명인이 깜짝 사회로 연주회가 시작되었다. 황병기 명인은 “오늘 급작스럽게 지휘를 최중국씨가 맞게 되었다. 나는 만해 한용운의 <찬송(讚頌)>이라는 시를 좋아한다. 시 구절에 ‘님이여, 사랑이여, 아침 볕의 첫걸음여.’라는 말이 있다. 새해를 시작하는 음악회인만큼 만해 선생의 글귀가 떠오른다. 나는 올해 80세이다. 장수하는 것은 나이를 빨리 먹으면 된다.”며 위트넘치는 멘트로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음악회의 첫 순서는 대고(大鼓) 협주곡 ‘천년의 북소리’(작곡/대고 임원식)로, 웅장하고 경건한 의식같은 연주에 관객들의 시선을 한껏 모았다. ‘천년의 북소리’는 천지만물과 하늘과 땅, 사람, 모든 자연의 이치를 담아 북으로 승화시킨 작품으로 동학경전에 있는 독립운동가 손병희 선생의 옥중 글을 인용한 장중한 대고 퍼포먼스로 작곡 구성되었다. “일묵(一黙)에 공적극락(空寂極樂), 일희(一喜)에 태화건곤(太和乾坤), 일동(一動)에 풍운조화(風雲造花)요. 휘휘융융(輝輝融融)한 천연격(天然格)이라~”는 외침이 연주와 함께 이어졌고 연주가 끝난 후 임원식 연주자는 대고에 머리숙여 인사하는 의식을 행했다. 

이어진 연주는 ‘한범수류 대금산조 협주곡’으로 연주자 김영동이 직접 편곡한 작품이다. 15분가량의 진양, 중몰이, 중중몰이, 자진몰이, 휘모리 가락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김영동 명인의 카덴자가 이날 돋보였다.

▲리허설 중인 김영동 명인
▲리허설 중인 김영동 명인

 경기민요 연곡(連曲) ‘긴방아타령, 사설방아타령, 자진방아타령’이 이선영, 함영희, 정연경, 공윤주, 부명희, 이향우, 심선영, 김복심 등에 의해 불리워졌고 이어 가야금 협주곡 ‘침향무’ (황병기 작곡)가 연주되었다. ‘침향무(沈香舞)’는 불교음악인 범패의 음계를 바탕으로 동양과 서양의 공통적인 정서를 표현한 작품으로, 신라 불교 미술의 감각적인 미(美)가 황병기 명인의 새로운 연주기법에 얹어져 정중동(靜中動)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살아있는 음악계의 거목으로 우뚝 서 있는 황병기 명인은 김정수 고수(鼓手)와 한 호흡을 만들며 한 마리의 학같은 자태로 연주를 선보였다. 

청사초롱을 들고 무대에 오른 <성남시립소년소녀합창단>(지휘/박위수)은 소고춤, 부채춤과 함께 ‘도라지’, ‘한강수타령’, ‘경복궁타령’, ‘추천가(鞦韆歌)’ 등을 공연하며 노래뿐만 아니라 종합예술단의 면모를 선보여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이날 마지막 무대는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 3악장 놀이’(박범훈 작곡)로 역동적이고 기운넘치는 공연을 관객들에게 선보여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대낮같이 밝은 달아. 올해도 풍년이고 내년에도 풍년일세. 어둠속에 빛이 우리를 비춰주네.”라는 덕담이 신명나는 사물놀이와 함께 펼쳐졌다.

무대전환이 되는 동안 소리꾼 김나니가 관객들에게 추임새를 가르쳐주고 ‘진도아리랑’을 따라 부르게 하면서 공연장 분위기는 흥겨움으로 가득했다. 

병신년(丙申年)을 시작하는 성남시립국악단의 신년음악회는 오페라하우스를 만석(滿蓆)으로 채우는 성공적인 공연이었다. 국악이라는 장르가 다소 홀대받고 있는 현실속에서 성남시립국악단의 이어지는 성공적인 무대는 그동안 공연의 다양성과 재미를 추구해온 김만석 상임지휘자의 노력과 시립국악단 공연의 홍보를 위해 열심히 뛰어다닌 조현기 단무장의 땀으로 이루어졌다고 예술인들이 입을 모았다. 

한편, 성남시립국악단은 오는 1월 21일(목)부터 24일(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어린이를 위한 가족 뮤지컬 ‘돌아온 동방삭’을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공연할 예정이다.

▲리허설을 끝내고 공연 대기 중인 경기민요 연주자들
▲리허설을 끝내고 공연 대기 중인 경기민요 연주자들
▲성남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공연 모습
▲성남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공연 모습
▲성남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부채춤 공연 모습
▲성남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부채춤 공연 모습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시립국악단의 협연 모습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시립국악단의 협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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