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원 방송국 원 다방은 상대원 시장 상인들과 지역 주민이 만드는 방송이다. 실제 원 다방 원 언니로 불렸던 조영명 씨가 출연할 당시의 방송 장면이다.
▲상대원 방송국 원 다방은 상대원 시장 상인들과 지역 주민이 만드는 방송이다. 실제 원 다방 원 언니로 불렸던 조영명 씨가 출연할 당시의 방송 장면이다.
“식상한 빼빼로 그만 드시고 직접 만들어 녹차, 딸기 바나나 등 맛도 다섯 가지인 빼빼로 사러 현대직판장 쿠게로프 과자점으로 오세요. 빼빼로 사면서 복권도 긁으세요, 꼬옥 쿠게로프 과자점으로 오세요!”

잔잔한 음악이 흐르던 시장판에 카랑 카랑하면서도 다소 빠른 음정의 목소리가 들린다. 과자점을 홍보하기 위해 나선 쿠게로프 과자점 젊은 여사장님. 낯선 방송국 출연이었지만, 빼곡히 적어온 홍보 문구를 재빨리 읽어내려 가더니,  “그동안 힘들 때도 있었지만 상대원 시장과 원 다방 덕분에 잘 견딜 수 있었다”며 “싸이의 <내 눈에는>을 부탁 드린다”는 신청곡을 남기고 이내 스튜디오를 나선다. 

“당신은 너무나 섹시해 쳐다보지만 창피해 나풀거리는 단발머리의 향기에 난 취해 가시 돋힌 장미같이 앙칼져 보이는 아가씨 피부는 우유 빛이고 하늘거리는 옷은 비치고 미치고….” 비트 위에 싸이의 랩과 이재훈의 부드러운 노래가 어우러진 곡이 시장 안을 울린다.

상대원 시장은 3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상인들과 함께 착한 가격으로 손님들과 어울려 삶을 만들어 가는 성남의 대표적인 골목형 재래시장 중 한 곳이다. 제철 채소와 과일은 물론 물 좋은 생선 신선한 고기와 맛있는 음식점도 여러 곳 있다. 말만 잘하면 후한 인심에 덤까지 얻을 수 있다. 

더불어 1973년부터 2003년까지 상대원시장 앞 삼거리를 지켰던 ‘원 다방’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따뜻한 추억의 공간으로 남은 곳이다. 그 이름을 따라 2008년 문화예술이 함께하는 재래시장 프로젝트로 ‘원 다방’이 기획됐다.

▲2008년 상대원 문화 프로젝트로 원 다방이 탄생할 당시 개국을 축하하는 한마당 잔치가 열리기도 했다.
▲2008년 상대원 문화 프로젝트로 원 다방이 탄생할 당시 개국을 축하하는 한마당 잔치가 열리기도 했다.
원 다방의 원 언니 조영명 씨는 “저는 30년 동안 원 다방을 성남시민의 사랑방으로 운영했다. 2003년 문을 닫아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이렇게 원 다방이 다시 태어난다니 너무 기쁘다. 이제 원 다방은 성남시민 모두의 것”이라고 축하해 주기도 했다.

원 다방이 하는 일은 좋은 물건과 좋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상대원 시장을 꿈꾸며 시장 활성화를 지원하는 일이 우선이었다. 그리고 시장 길에서 상대원 주민, 시장 상인들과 함께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또 지금까지 상대원을 지켜온 원 다방을 기억하기 위한 ‘상대원 라디오 방송국 원 다방’을 운영하고 있다. 상인들과 지역 주민들의 사연과 신청곡을 전해주는 매신저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이렇게 꾸며온 지난 3년, 상대원의 사랑방 ‘원 다방’이 성남의 역사를 상징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원 다방 방송국은 오후 2시부터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다. 시장 곳곳에 설치한 스피커와 인터넷을 통해 상인들의 목소리와 알콩달콩한 동네 소식이 전파를 탄다. 요일마다 자원봉사 DJ가 달리 출연하면서 마케팅 정보, 역사, 세상사는 이야기 등을 전하기도 하고, 신청곡을 들려주는 코너도 있다. 인근 방송고등학교와 함께 하기도 하며, 시인과 소설가가 참여해 마음의 안정을 꾀하는 시 또는 에세이를 읽어 내려가기도 한다.

3년 넘게 방송국을 맡아 이끌어 온 장미라 국장과 이길순 DJ는 “준비되지 못한 방송이다 보니 눈치를 채고 얼른 전화를 걸어 신청곡을 주시던 상인, 늘 방송국에 관심을 가져 주는 상인과 물건을 사는 고객에게 항상 고맙고 감사하다”며 “상인들에게 방송을 통해 가깝게 다가서고, 매출이 조금이라고 늘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이야기 한다. 

오늘도 상대원 원 다방 DJ는 이들이 있기에 신나게 방송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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