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 사는 결혼 3년 차 주부 김현미(31세)씨는 최근 e북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특히 자극적이지만 그렇다고 음란하거나 외설적이지 않은 '19금' 로맨스 소설은 김씨가 틈 날 때 마다 읽는 콘텐츠로 이달에만 4권을 구입했다. 가끔씩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하지만 주위를 신경 쓰지 않고 볼 수 있어 지하철로 이동 중에도 스마트폰으로 마음 놓고 읽는다.

▲'19금' 음반, e북 판매 성별/연령별 판매 비율
▲'19금' 음반, e북 판매 성별/연령별 판매 비율
최근 e북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19금'이 자리 잡고 있다. 교보문고 e북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19금'으로 분류된 e북의 판매 비중이 전체 대비 7.8% 가량을 차지하며 e북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월 e북 도서 내 검색어로는 '삼국지', '장소영(e북 작가)'에 이어 '19금'이 3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19금' e북을 찾는 독자들은 주로 20∼30대 여성들로 전체 대비 60.7%나 된다. 여성비중은 전체 대비 90% 가까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 사실상 '19금' e북 시장은 여성들이 움직인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e북 시장에서 큰 이슈로 떠오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이하 '그레이')는 여성들, 특히 20∼30대 여성들이 59.6%를 차지하며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최근 본인의 음반을 아예 '19금'으로 발표한 G드래곤의 신보 'one of kind(9월 18일 발매 예정)'와도 비슷한 비율을 보인다.

핫트랙스 예약 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G드래곤의 음반 역시 20∼30대 여성들의 비율이 전체 52.6%, 여성 전체 비율이 80.9%를 차지해 2030 여성 파워를 느낄 수 있다. 10대가 주 고객층인 다른 아이돌의 음반 판매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 외 영화에서도 '피에타', '공모자들'과 같은 '19금'이 선전하는 등,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 '19금'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교보문고에서 보유 중인 e북 '19금' 콘텐츠는 총 1060종으로 집계된다. 이 중 올해 실제로 판매가 이루어진 콘텐츠는 약 925종으로 보유 대비 판매 비율이 87.3%에 이른다. 또 '19금' 콘텐츠들의 올해 판매량이 1종 당 154권에 이르고, 이는 e북 1종의 평균 판매량인 약 5배가 넘는 수치다. 즉 등록된 '19금' e북은 거의 대부분 판매로 이루어질 정도로 인기가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e북 콘텐츠 시장에서 2040 여성들에게 '19금'이 선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교보문고 안병현 디지털컨텐츠사업운영팀장은 "동영상이나 다른 콘텐츠들 비해 음란하거나 외설적이지 않고 로맨스와 적절하게 어우러지는 콘텐츠의 수위 때문"이라며 "e북의 특성 상 책의 제목이나 표지가 노출되지 않아 공공장소에서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것도 큰 몫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교보문고 전자책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는 <섹스의 재발견 벗겨봐>의 경우 종이책이 인문 분야에서 잘못된 성 상식과 편견을 바로잡아주는 내용을 담고 있고, 다른 인기 콘텐츠들 대부분이 로맨스 분야에서 여성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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