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년 전통 동유럽의 자존심 체코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체코 필)가 프라하의 봄바람을 몰고 오는 5월 27일 성남아트센터를 찾는다.

1991년, 2001년에 이은 이번 세 번째 내한 무대는 지난 두 번의 방문보다 뜻 깊은 무대를 예고하고 있는데, 체코에서 1924년 이래 10년 마다 열리는 ‘체코 음악의 해‘ 축제 분위기가 봄 바람을 타고 고스란히 한국 관객에게 전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2014년 체코는 베드르지흐 스메타나 탄생 190주년, 레오슈 야나체크 탄생 160주년, 안토닌 드보르작 서거 110주년 등 음악사적으로 뜻 깊은 해이기도 하다.

1896년 1월 4일 프라하 루돌피눔에서 드보르작의 지휘로 시작된 체코 필의 역사는 현재까지 세계 최고의 음악가들과 함께 하고 있는데, 구스타프 말러는 1908년 프라하에서 자신의 교향곡 7번 세계 초연 무대를 자신의 지휘로 체코 필과 함께했다.

바츨라프 탈리히 시절 세계적 명성을 얻기 시작한 체코필은 이후 라파엘 쿠벨릭, 카렐 안체를을 거치며 바쁜 연주 스케줄을 소화하게 되었으며 전 세계 공연장을 대상으로 왕성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4년에도 체코 필은 한국을 시작으로 상해, 베이징, 홍콩, 광주로 이어지는 아시아 투어와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공연하며 내년에는 빈 무지크페라인 무대에 설 예정이다.

현재 체코 필을 이끌고 있는 이르지 벨로흘라베크는 바츨라프 탈리히, 라파엘 쿠벨릭, 카렐 안체를, 바츨라프 노이만 등 체코 출신 거장들의 계보를 잇고 있는 세계적인 지휘자다.

체코 출신답게 자국 음악 해석에 탁월함을 보이고 있는 그는 ‘프라하 봄 음악축제’ 의장으로서 체코 작곡가들의 음악을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

특히 보후슬라프 마르티누에 정통하며 드보르작, 야나체크, 스메타나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에 보급에도 힘써왔다.

2008년 ‘그라모폰’지가 서정한 세계 20대 최고 오케스트라에 뽑히기도 했던 체코 필은 특히 드보르작과 스메타나 등 자국 출신 작곡가들 작품 연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도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중 ‘몰다우’와 드보르작 교향곡 제6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무대에서는 2011년 성남아트센터 ‘인터내셔널 피아니스트 시리즈’에서 슈베르트 연주로 극찬을 이끌어 낸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가 함께한다. 아름다운 음색과 격조 높은 표현으로 정평이 나 있는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의 애제자이자 현존 최고의 슈베르트 해석자 중 하나인 그는 진중하고 학구적인 연주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해왔다.

전세계 주요 공연장과 페스티벌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는 부인인 노르웨이 출신 첼리스트 비에르그 루이스와 함께 영국 버킹엄셔에서 열리는 실내악 축제 '미드서머 뮤직'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폴루이스는 체코 필과 함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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